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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폭탄

캐나다에서 아침마다 치루는 전쟁이 있습니다.

바로 도시락입니다.

캐나다에서는 급식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회사에서도 식사를 제공하는 곳은 극히 일부입니다. 한국에서는 학교에서 급식을 하고, 회사에서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에서는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제공합니다.

맞벌이하는 저희 부부와 두명의 아이들, 총 4개의 도시락을 아침마다 준비해야 합니다. 이게 사실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맨날 샌드위치만 싸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찬 음식 안 먹이겠다고 겨울엔 보온 도시락도 준비해야 합니다. 너무 냄새가 강한 김치등을 피하다 보면, 메뉴 선정도 나름 큰 고민입니다.

그런 다음에는 윤봉길 의사도 아닌데, 회사갈 때, 도시락 가방 하나씩 둘러메고 나갑니다.

알러지, 각자 취향등의 이유들이 있겠습니다만, 제가 볼 때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인종이 워낙에 다양해서 일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인도, 무슬림등은 소시지등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고, 독실한 유태인의 경우는 코셔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물론, 무슬림도 하랄을 받아야 하고요. 종교에 상관없이, 유태인과 무슬림은 갑각류라면 질색을 합니다. 한국사람이 양고기에 익숙치 않은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저의 한 유태인 친구는 새우, 가재를 Insect 이라고 표현할 정도입니다. 저는 없어서 못 먹는데 말입니다.

한국 사람은 식탁에 김치 빠지면 서운한데…제공될리 만무하고요.

물론, 회사나 학교에도 카페테리아가 있긴 합니다만, 파는 것이 피자, 샌드위치,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라 맨날 먹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줄서서 사오는 것도 번거롭고요. (가끔, ‘라면을 팔면 장사 잘 되겠는데…’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채식주의자도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나중에 캐나다 회사 근무 환경에 대해서는 보다 자세히 다뤄 볼 예정입니다만, 캐나다 회사에서는 딱히 점심시간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물론 삼삼오오 도시락을 까먹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기 자리에서 요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처음에는 익숙치 않았는데…적응이 되다보니, 나름 편하기도 합니다.

밥먹으면서 Small Talk를 많이 해야 영어실력이 는다고들 하는데… 저에게는 업무 영어보다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정치얘기도 할 것도 없고, 연예인 얘기는 더더군다나 할 것이 없고요. 제 영어실력으로는 시덥지 않은 날씨 얘기나 하고, 주말에 뭐했다는 정도인데… 음…나름 고문이더라고요.

며칠 전에는 Brexit Deal에 대한 주제가 나왔는데…할 말이 있어도, 영어로 표현하기도 어렵고요. 사실 할 말도 없고요.

도시락 얘기 하다가, 영어라는 삼천포로 좀 빠졌습니다만, 삼시세끼 주는 회사에서 일할데가 그립기도 합니다. 그때는 회사밥이 그리도 싫었는데 말이죠.

감사합니다.

 

 

 

 

 

 

CKnet 운영대표 | 강영섭

한국에서 15년 이상의 월급쟁이 생활에 지쳐, 캐나다로 삶의 터전을 옮긴 두 딸을 둔 평범한 가장
만 40세에 이민와서 여전히 고전분투, 좌충우돌, 우왕자왕하는 생계형 영세기업 대표
그래도 꿈과 희망을 외치는 아날로그 감성의 소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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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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