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nge Shirt Day and Pink Shirt Day
우리나라엔 학급에 따라 빨주노초파남보 색깔티가 있고 행사 시에 입는 것처럼
이 곳엔 특별한 날에 학교 전체가 함께 입는 색깔티가 있다.
이 곳에 와서 처음 경험한 건 Orange Shirt Day, 9월 30일이었다.
일주일 전에 안내 메일을 받았었나 부다.
이러저러하니 주황색 상의를 입혀 보내 주세요.
주황색이라.. 애들 옷장엔 없는 색이라 급하게 쇼핑에 나섰는데, 저학년 사이즈는 다양하게 뭐가 많은데 6학년 사이즈는 별로 없는거다. 게다가 할로윈이 다가오던 시즌이라 대부분의 주황티에는 호박이나 해골, 유령이 그려져 있는데.. 그건 첫째 취향이 아닌거지.
올드네이비나 갭의 와플 티를 사고 싶었는데 큰 사이즈는 다 품절. 엄마들 생각은 다 비슷한 건거다. ㅎㅎ;;
어쨌든 주황 옷 입혀 보냈다.
오늘은 Pink Shirt Day, 2월 26일.
둘째에겐 널린 게 분홍 옷. 어제 학교 다녀오자 마자 자기가 알아서 분홍 옷을 꺼내 놓더라.
첫째..에겐 있을 리가 없는 분홍 옷ㅠㅠ
이 곳에 오기 전 누군가가 캐나다 학교의 분홍 옷의 날을 말해줘서 어피치와 분홍 줄무늬가 있는 분홍 티를 사오긴 했었는데 ㅎㅎ;; 반팔 티다.
분홍 옷의 날이 언제인지 확인도 안했던.. 내. 잘. 못;; 그냥 내 후드티.. 주황+핑크 색같은 옷 입혀 보냈다.
다녀와서
둘째에게 물어보니.. 남자 애 두 명 빼곤 다 핑크 입었어.
첫째에게 물어보니.. 엄마. 입었겠어? 나까지 4명인가 5명인가.. 거봐 그랬잖아. 주황 옷도 안 입고 온 애들이라니까.
저렇게 좋은 의도가 있는 날에는 모두 참여할 법도 싶은데..
내가 있는 도시의 특징인 건지.. 개개인의 취향(?)을 존중해서 원래 그런건지.
학교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곳의 교사 파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일주일에 하루 또는 이틀씩.. 소위 말하는 수업 결손 중.
전에도 말했지만, 내가 여기서는 일을 안해서 망정이지.. 출근해야 하는데 학교에 보낼 수 없다면 그건 정말 멘붕일 거다.
캐나다 친구 왈..(연세가.. 많으시다..)
무슨 얘기하다가 교육 얘기가 나왔는데.. 자기는 캐나다 교육 체계에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신단다.
무엇보다 이렇게 자꾸 수업빠지면 얘들이 배울 거를 다 못배우게 되는 거 아니냐고. 옛날엔 좋았는데.. 하신다.
(내가 이 곳 교사단체는 seems to be strong..이라고 하니, is ‘too’ strong.. 하시고,
이곳 학교는 한국과 비교해서 relaxed..하다고 했더니, ‘too’ relaxed라고 정정하신다.. ㅎㅎ;;)
그러면서 한국 교육이 훨씬 앞서 가는 거 같아.. 하시는 거다.
엥? 한국 교육을 어떻게 아시지?
곧 풀린 미스터리.. 자기가 골프 채널을 한국 꺼로 보는데, 거기 나오는 사람들의 분위기를 보니 교육이 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드신다는.
느낌이 있단다.. ㅎㅎ
뭐.. 좋다고 하시니 좋은 것으로 🙂
—————-
Orange Shirt Day
1860년대와 1990년대, 캐나다 원주민인 이뉴이트 아이들은 가족과 떨어져서 기숙학교를 다녀야 했다고 한다. 영어/불어권 문화를 빨리 익혀야 한다는 이유로. 학교 첫 날, ‘못된’ 녀석들이 이뉴이트 출신 아이의 옷을 다 뺏어 갔단다. 할머니께 선물받은 오렌지 셔츠 옷을 포함해서.
그래서 그 날 주황색의 옷을 입는 것은 그 슬픈 마음을 공감하고.. 일종의 역사적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의식인거 같다.
Pink Shirt Day
2007년 노바 스코티아의 한 학교에서 시작되어 계속되고 있는 일종의 ‘학교 폭력에 반대’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날이다.
학교 첫날, 한 9학년 학생이 분홍 셔츠를 입고 왔고, 역시 ‘못된’ 녀석들이 그 학생을 괴롭혔단다. 이걸보고 분개한(?) 12학년 몇몇 학생들이 분홍 옷을 왕창 사서 학생들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그 주가 끝날 즈음엔 그 학교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 9학년 학생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분홍 셔츠를 입고 등교하였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