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지역 LIFE앨버타/캘거리졸꼬 In CANADA캐나다 이민 | 캐나다에서 비서 + 오피스어드민으로 살아남기

캐나다 이민 | 캐나다에서 비서 + 오피스어드민으로 살아남기

2019년 4월 2일부터 캐나다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GMA (General Manager Administrative Assistant)로 일하기 시작했으니, 벌써 1년 반이 다 되어갑니다.

이 빠른 시간 무엇….

사실 어제 저녁부터 오늘까지 계속 SQL 독학하다가..

지쳐서 블로그 쓰러 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1년 반동안 캐나다에서 비서 겸 오피스 어드민으로 일하면서 느낀 점을 써 보려고 합니댜 ㅋㅋㅋ


1. 제 매니저는 헤르미온느가 되고 싶어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매니저는 해야할 게 많아요 ㅋㅋㅋ

제가 일을 시작했을 땐 General Manager였는데 올해 2월에 Regional Director로 승진해서 안 그래도 일이 많은데 더 많아졌습니다 ㅋㅋㅋㅋ

거의 9-5 내내 Back to Back meeting이 이어질 정도로 그의 스케줄은 빈틈이 없는데….

– 제발 점심시간 확보 좀..

– 매일 2시간은 이메일 체크 + 여러가지 할 일 follow up 할 시간 좀….

이런 매니저의 요구를 정말 들어주고 싶은데….

그런 와중에 스케줄링할 미팅은 밀려옵니다 ㅋㅋㅋㅋ

제 매니저가 요청하는 미팅도 많지만, 온갖 부서, 온갖 사람, 그의 매니저 등등 여기저기서 밀려옵니다 ㅋㅋㅋㅋㅋ

그런데 만약 그가 내일 OOTO (Out of the office)를 낸다면….?

all day interview 들어가서 인터뷰어로 인터뷰해야 한다면….?

all day 교육이 잡힌다면…? all day meeting이 잡힌다면…..?

이 모든걸 ‘갑자기’ 조정해야한다면???????

하루 일정을 싹 다 다른 데로 보내야하는데, 다른 데도 꽉 찼어요….

그래서 제 매니저가 요구하는 (그의 시간 보장)을 지켜주지 못할 때가 있는데 ㅋㅋㅋ

그에게 정말 헤르미온느 시계를 주고 싶네요…..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다행인 건 제 매니저가 레벨이 높은 편이라 Regional 등급의 미팅이 아니면 웬만한 미팅은 제 매니저 스케줄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보다 레벨이 낮은 다른 사람들이 그의 일정에 맞춰주기 때문이죠…

그러나 최근에 매니저와 레벨이 같은 Director 급들과의 미팅이 많아지면서 그들의 EA (Executive Assistant)들과 연락을 따로 해야하고, 다른 Director들의 스케줄도 제 매니저와 별반 다를 게 없어서…ㅋㅋㅋㅋㅋ

(아주 빽빽하게 차 있는…..)

핑퐁 수준으로 이 때 시간돼? 그럼 이때는? 그럼 이때는? 그럼….. 다음 주는………………?

아…… 그럼 내가 다른 미팅 조절해볼게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다른 미팅 참석자들이랑 또 확인….)

이런 식으로 미팅 하나 스케줄링 하는데 시간이 꽤 걸려서 3-4개 스케줄링하고 나면 시간 후딱 가 있더라구요….

2. 3개의 캐나다 타임존이 스케줄링을 더 힘들게 합니다…..

제 매니저가 저희 사이트만 관리했을 땐 보통은 내부 미팅이기 때문에 타임존을 크게 걱정할 일이 없었는데….

Regional Director로 승진하면서 대부분의 Regional 미팅이나 혹은 제 매니저가 원하는 미팅을 매니저 캘린더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에 모든 타임존을 고려해야 합니다.

미팅은 웬만하면 제 매니저 캘린더에서 제가 보내야 마음이 편한 게.. 나중에 시간 수정하기가 편합니다.

미팅 시간을 조정해야 할 일이 아주아주아주아주 많기 때문이죠….ㅋㅋㅋㅋ

다른 사람이 Organizer로 있으면 제가 시간 수정을 못하고 그 사람한테 요청을 해서 그 사람이 수정을 해야하기 때문에 미팅 하나 조정할 때마다 계속 연락해야합니다ㅠㅠ

아무튼 다시 타임존 얘기로 돌아가보면,

제 매니저가 관리하는 센터는 밴쿠버/에드먼튼/토론토에 있기 때문에…

그 센터의 General Manager들과 그룹미팅을 하려면 3개의 타임존을 다 고려해야해요……

토론토랑은 2시간 시차가 있어서 여기 시간으로 3시에 미팅 잡아도 거긴 벌써 5시라…

웬만한 미팅은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잡아야하지만 또 너무 오전으로 잡으면 밴쿠버는 여기보다 1시간이 느리기 때문에 밴쿠버에서는 너무 이른 시간일 수 있어요…

그와 동시에 제 매니저와 미팅을 하는 꽤 많은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토론토에 있거나, 미국에 있더라도 EST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서 미팅을 캘거리 시간으로 늦은 오후에 잡지 못하니, 자꾸 미팅이 특정 시간대로 몰리는 경우가 생겨서 이것도 참 조정이 힘들어요… ㅠㅠ

그래서 시애틀 본사에서 일하는 사람들, PST 타임존을 쓰는 사람들과 미팅 잡을 땐 무조건… 캘거리 시간으로 4-5시로 잡습니다 ㅋㅋㅋ

비율적으로 EST 타임존을 쓰는 사람들과의 미팅이 더 많기 때문에 오전과 이른 오후 시간대는 의식적으로 비워둬요 ㅋㅋㅋㅋ

3. 사실은 한 명의 비서가 아니라 두 명의 비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 매니저가 승진하면서 저희 사이트가 아니라 캐나다 물류센터의 약 절반을 관리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 사이트를 관리하는 새로운 매니저가 생겼는데…

제 role의 head count는 그대로 1명 ㅎㅎㅎㅎㅎ

그래서 제가 그 두 명 모두의 비서를 하고 있죠 ㅎㅎㅎ

그나마 다행인 건, 새로운 매니저의 캘린더는 엄청나게 복잡하지 않은 편이라 그나마 다행….?

4. 근데 동시에 1,500-2,000명을 위한 이벤트도 준비합니다….

저희 물류센터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하는 물류센터라서 (작은 사이즈의 물건만 취급) 캐나다 물류센터 중에서도 사람이 많은 편이에요.

작은 물류센터는 몇 백명 수준의 물류센터도 있지만 저흰 peak 때는 2,000명이 넘어갑니다.

이벤트 하나 하려면 모든 shift를 커버해야하니, 이틀에 걸쳐 day/night shift로 총 4번은 기본으로 해야해요.

그래서 뭘 하나 하려고 해도 다른 센터에 비해 사실 손이 많이 가는 편인데, 캘린더 관리할 매니저도 2명으로 늘어나서 업무량이 꽤 많아질 것 같아 걱정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모든 이벤트가 취소되면서 나름 수월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 때문에 미뤄진 prime day 행사가 취소된 게 아니고 올해의 언젠가로 밀렸고 (정확한 날짜는 공식 발표 전이지만 올해 있을 예정) 11-12월은 전통적으로 peak 시즌이기 때문에…

prime day와 peak이 겹치는 사태로 인해 사실 요새 꽤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또륵

편했던 날들이여 안녕…

점점 야근을 살짝씩 하고 있어요.

게다가 코로나 때문에 먹는 건 individual package로 해야 하고, balloon arch 같은 데코 작업도 vendor가 작업할 때 social distancing을 지키면서 해야하고 마스크 쓰면서 해야하는 것들이 추가되니…

작년보다 행사를 적게 하면서 정말 필수적인 행사만 하고 있는데도 행사당 비용이 어마무시하게 올랐어요 ㅠㅠ

항상 예산에 쪼들리면서 행사 준비하는데, 올해는 행사가 거의 취소되어서 돈 걱정은 좀 덜하겠다! 했는데

이번에 컵케익 이벤트하고 balloon arch를 작년과 똑같이 준비했는데도 거의 비용이 2배 이상 들었습니다 ㅜㅜ

5. 구글 없었으면 어쩔뻔….

비서 일도, 오피스 어드민 일도 구글이 진짜 필수예요 ㅋㅋㅋㅋ

진짜 구글 없었으면 어쩔 뻔 했을까요.

전 여기서 못 살아남았을 거예요……

ex1)

제 매니저가 어느 날은 저희 런칭할 때 도움 줬던 미국의 한 물류센터에 런칭 1주년을 맞아 감사패를 전달해주고 싶다고 합니다 ㅎㅎ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을 땐, 언제나 구글링을 합니다.

plaque calgary로 검색해서 local 업체를 찾아봅니다.

캐나다에서 구글링 할 때 제일 불편한 건 Canada나 Calgary 같은 도시 이름을 안 붙이면 (혹은 붙여도) 맨날 미국 사이트가 뜨는 거예요….

.ca 확인 안 하고 신나게 알아보다가

나중에 shipping fee, delivery date에 좌절,

USD를 CAD로 바꿨을 때 급격하게 비싸지는 가격에 좌절할 수 있으니,

시간적 여유가 없으면 로컬 업체를 찾는 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ㅋㅋㅋㅋㅋ

2-3일 안에 준비해야 하는 일들도 꽤 많아서 ㅋㅋㅋㅋ

전 되도록 로컬 업체를 찾게 되더라구요.

직접 픽업이 가능하니.. 딜리버리 시킬 때보다 2-3일 시간을 더 벌 수 있습니다 ㅋㅋㅋ

(이럴 땐 밴쿠버/토론토 같은 대도시가 부러워요…. 벤더 옵션이 훨씬 많으니ㅠㅠㅠ)

ex2)

HR 부서에서 티셔츠를 제작하고 싶다고 하네요.

마찬가지로 구글링해서 로컬업체 3-4개 업체 홈페이지 찾아서 quote request 다 보내놓고 하루 기다리면 1-2개 업체에서 연락옵니다.

시간 없으면 (90% 이상은 보통 벤더를 하루 안에 결정해야 해서 빨리 진행해야 할 정도로 시간 없는 상태ㅋㅋㅋ)

그 중에서 가격/리뷰 괜찮은 데로 바로 선택해서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나중에 제가 만약 뭔가 사업을 하게 된다면 고객이 뭐 요청하면 정말 빨리빨리 대답해주는 게 제일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ㅋㅋㅋㅋㅋ

ex3)

매니저를 위한 슈가쿠키 이벤트를 누군가 제안했습니다 ㅋㅋㅋ

한 번도 시켜본 적 없지만 최상의 퀄리티로 해 줄 벤더를 찾아나섭니다.

구글링으로 로컬업체에 또 연락해놓고, quote 기다리고….

특히 먹는 건 보이는 것도 예뻐야 하지만 맛도 좋아야 하기 때문에 리뷰도 꼼꼼히 보고…

시간 여유가 있으면 샘플도 요청해서 먹어보고…

그리고 제가 준비하는 이벤트 중 먹는 이벤트가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만약 첫 거래가 성공적이라면,

(여기서 성공적이라 하면 1)연락이 잘 되는가, 2) 가격이 괜찮은가, 3) 맛이 괜찮은가, 4) 퀄리티가 좋은가, 5) 반응/피드백이 괜찮은가, 6) 딜리버리가 제 시간에 왔는가, 7) 중간중간 바뀔 수 있는 이벤트 내용에 flexible하게 대처해주는가 등등…)

이 모든 걸 통과하는 업체가 있다면!

다음 이벤트에는 이벤트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으면 다른 데 비교하지 않고 바로 이쪽 업체와 컨택해서 진행합니다.

그러나 이벤트 규모가 아주 커지면, 아무리 평소에 피드백도 좋았고, 계속 거래해왔던 벤더여도 다른 벤더 여러 곳에 quote를 요청해서 가격을 확인해요.

왜냐면.. 맨날 예산에 쪼들리기 때문입니다 ㅋㅋㅋㅋㅋ

(아마존 leadership principle 중 하나인 frugality를 몸소 체험하고 있죠…)

등등..

이런 식으로 각종 이벤트, 각종 요청사항들을 처리합니다 ㅋㅋㅋㅋ

구글이 없었으면 진짜 캘거리 뉴비였던 저는 이 모든 걸 처리하지 못했을 거예요…..


캐나다 와서 처음으로 하는 오피스잡인데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그래도 1년 반 넘게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ㅎㅎ

캐나다는 내일 롱위켄이라 쉬는 날이어서 너무 행복하네요!

모두들 즐거운 롱위켄 보내세요!

(저는 다시 SQL의 세계로…)

소셜 미디어로 나누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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