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민 | 이민 1년차 기록 | 어때, 캐나다에서 꿈꾸던 삶을 살고 있어?
벌써 캐나다에 온 지 1년 2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예전에 6개월 즈음 되었을 때, 이민 6개월차 기록을 남긴 적이 있어요.
1년이 되던 날이 올해 3/26일이었는데, 그 때 즈음 해서 1년차 기록을 남겨야지, 하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고만 있다가…
그제 오랜만에 전 회사 대리님.. 아니 이제는 과장님! 이 연락을 주시며 이런 질문을 던져주시기에…
1년차 기록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ㅎㅎ
어때, 캐나다에서 꿈꾸던 삶을 살고 있어?
제 답변은 역시나 자연이었어요.. ㅎㅎ
자연이 너무 좋은!
(얼마전 제 유튜브 채널에서 댓글로도 왜 그렇게 캐나다를 가고 싶어했냐는, 비슷한 질문을 받았는데 역시나 자연을 얘기했더랬죠…)
그러나 사실은 여러가지 많은 생각이 오가는 1년차 기록을 적어볼까 합니다.
(그 전에 6개월 전의 제 글을 읽어봤는데 그 때는 약간은 여행자적인 마인드였던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ㅎㅎㅎ)
1. COVID-19 영향에 따른 직장생활
코로나 영향으로 할 일이 줄어서 요새는 8시에 출근해서 4시에 거의 칼같이 퇴근 중인데, 지난 학기엔 6시-7시까지 야근하면서 일주일에 이틀은 파트타임으로 저녁 8-9시까지 학교도 다니고 했던 일상에 비하면 정말 여유시간이 많아졌죠…
그러나 저란 인간은 시간이 많아진다고 평소에 하고자했던 것들을 다 하진 않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최근엔 운동은 지난 번 게으름 반성의 글을 쓸 때보다 조금씩 더 하고 있는데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ㅋㅋ
근데 생각해보면, 물론 이건 한국이냐 캐나다의 문제는 아니고, 사실 회사바이회사, 부서바이부서의 문제겠지만 제 개인적인 경우로 보면, 캐나다에서는 8시에 근무를 시작하고 4시, 4시반이면 끝나기 때문에 요새처럼 야근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확실히 여유시간이 안정적으로 많아지는 것 같아요.
한국에선 9시에 근무를 시작하니까 칼퇴를 해도 6시고, 여름에도 캐나다처럼 해가 길지 않아서 금방 하루가 끝나는 느낌이 들거든요.
근데 이건 뭐.. 저도 사실 아마존 내에서 다른 부서로 가게 되면 (당장 저희 매니저들만 봐도….) 야근이 많은 곳이 많기 때문에 ㅋㅋㅋ 역시 이건 그냥 포지션에 따른 차이가 클 것 같아요 ㅎㅎ
문제는 이 시간을 참 잘 활용해야하는데, 시간이 많아진다고 엄청 유용하게 보내는 것 같진 않아서 반성중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무력해졌다고 위안삼아보는데, (어떻게든 핑계를 찾아야겠다는 각오…ㅋㅋ) 매일매일 반성중이에요 ㅋㅋㅋㅋㅋㅋ
2. 커리어에 대한 고민
예전에 23살 꼬꼬마 시절에 캔모어에서 행복한 워홀 막바지를 보내고 당시 LMO (현 LMIA)를 고민하게 됩니다. 49:51 일 정도로 정말 치열하게 고민했는데 결국은 돌아왔었죠.
가장 큰 이유는.. 영주권은 어학연수도 아니고 교환학생도 아니고 워홀도 아니고 (젊었을 적 캐나다에서 이 세 개 다 해 봄….) 진짜 삶이기 때문이죠…
그 때 엄청난 고민 끝에 내린,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결론을 쓴 블로그 글(2013년 7월 글..)을 가끔 읽는데, 이민 온 지 1년이 지난 지금 요새 특히 더 와닿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캐나다 이민을 준비하면서 정신없이 달려왔을 때보다 더 어린 시절의 그 때가 좀 더 침착하고 이성적이었다고 해야할까요…? ㅋㅋㅋㅋ
워홀은 1년간의 경험이다. 무슨 일을 하든 1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경험.
영주권은? 정말 진짜 삶이다. 평생이라고 불리는 그냥 리얼한 삶.
7년전의 나
그렇습니다.
7년 전의 제가 지적했듯이 전 현재 캐나다에서 영주권 받고 살면서 진짜 삶을 살고 있어요. 평생 여기에서 살아야하는 삶…
한국에선 어차피 캐나다 갈 거니까…! 라는 생각으로 안 했던 커리어패스에 대한 고민을 이제는 정말로 진지하게 해야할 때가 다가왔습니다.
다행히 회사가 계속 성장하고 캘거리에서도 작은 센터들이 계속 런칭되면서 기회는 많아질 것 같은데, 벌써 직장 생활 5년이 넘었고.. 올해 말에 어딘가로 옮기게 되면 이제 그 쪽으로 커리어를 계속 발전시켜야 할 것 같아서 어느 방향으로 정해야 할 지 고민이 많아요.
틈틈이 다른 포지션도 찾아보고 있고.. 오늘은 회사 내 멘토쉽 프로그램에 등록해서 관심있는 분야의 멘토를 찾아 메일을 보냈는데, 너무 반가워해주면서 미팅 일정을 잡아보자고 바로 답장을 주었길래 기대하고 있습니다 ㅎㅎ
일단 지금으로선 탐색의 시간을 계속 가져보면서 고민을 많이 해보고 준비를 미리 해 놔야 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3. 그놈의 영어………………
캐나다에서 어학연수/교환학생/워홀을 다 해 봤지만 ‘영어’에 대한 압박감은 단연코 영주권자로 지내는 현재 가장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영어는 특히 커리어 측면에서 많이 느끼게 되는데, 한국에선 정말 쉬운 일들이 여기선 영어 때문에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고, 원어민 친구들이 영어 하는 걸 보면 영어가 모국어인 게 부러울 때가 있어요 ㅠㅠ
최근에 저희 캐나다 전체 물류센터 Director와 Coffee chat 행사가 있었는데 시기가 시기인만큼 virtual로 미팅을 했고 전체 물류센터에서 100명이 넘는 매니저들이 실시간으로 미팅에 참여해서 보고 있었어요.
커리어 관련 Q&A 세션을 진행하는데, 진행하는 인터뷰어가 정말 깔끔하게 진행하는 걸 보고,
오오… 나도 영어로 저렇게 하려면 언제쯤… 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말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시는 것처럼 영어는 이민 1세대로서는 평생 숙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캐나다살이에 나름 잘 적응하고 있지만 간혹가다 숨이 턱턱 막히게 되는 순간이 오는 건 대부분 영어 때문이더라구요.
그러면 영어 공부를 해서 실력을 늘려야하는데! 역시 만만찮습니다 ㅎㅎㅎㅎㅎ
역시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시지만, 한국에서 이민 준비할 때, 혹은 영주권 기다릴 때, 캐나다 가면 어떻게든 영어가 늘긴 늘겠지! 영주권만 나오면 공부 정말 열심히 할거야!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막상 나와서 살다보면 힘들다는 걸 곧 깨닫게 됩니다… ㅋㅋㅋ
1년이 지난 후에 돌이켜보니, 회사 다니고 하다 보니까 따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영어가 늘긴 늡니다.
처음엔 리스닝이 힘들고 스피킹은 괜찮은데? 라는 생각이 들다가 점점 시간이 갈수록 리스닝은 좀 느는 것 같은데 스피킹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ㅋㅋㅋ
할 말은 이~만큼인데 정작 입밖에선 최대한 간추려서 말하게 되는 ㅋㅋㅋㅋㅋ
아무튼 또 반성의 글을 이만큼 썼으니까 영어 공부에 대한 의지를 또 한번 다져봅니다 ㅋㅋㅋ
4. 그래도 캐나다의 자연은 엄청나다 – 힐링포인트
캐나다의 자연은 이 모든 걸 커버해 줄만큼 참 좋아요.
전 캘거리에 사니까 가끔 답답하면 밴프까지 안 가더라도 카나나스키스 정도만 가도 (차로 1시간 거리) 호수며 산이며 맘껏 볼 수 있으니 좋습니다.
그래서 지인들이 캐나다 이민 가니까 좋아? 어때? 라고 물어보면 전 항상 자연이 가까이에 있어서 너무 좋아, 라고 얘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캘거리의 겨울은 생각보다 더 길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겨울에 스키장 몇 번 갔다고 그래도 올 겨울에는 (더 이상 코로나의 여파가 없다면) 스키장 가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테니 그것도 기대가 되구요 ㅎㅎ
참고로 캘거리의 겨울은 생각보다는 안 춥습니다… 영하 40도로 떨어지는 일주일 빼면 한국 겨울이랑 비슷하거나 가끔은 덜 춥다고 느껴져요. 거의 차 타고 다니기 때문에 추위 느낄 새도 없기도 하구요..
문제는 겨울이 많이 길다는 게 문제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근데 또 캘거리는 일조량이 워낙 많아서 눈이 엄청 와도 그 다음 날은 또 쨍쨍하고 이래서 해를 잘 볼 수 있어서 좋아요 ㅎㅎ
5. 이민 1년차 결론: 사람 사는 데는 똑같지만, 그래도 아직은 캐나다가 더 좋다
이민 준비를 할 때는 캐나다 영주권만 받으면 (혹은 캐나다만 오면) 모든게 핑크빛이고, 갑자기 막 부지런해질 것 같고, 모든 걸 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렇지만 또 막상 캐나다 오면 사실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습니다 ㅎㅎ
안 하던 다이어트 캐나다 온다고 하지 않고 (영주권만 받으면 다이어트 열심히 하겠다더니….! – 한국에서 EE 결과 기다리던 때…), 한국에서 안 하던 영어공부 여기 온다고 갑자기 열심히 하지 않더라구요 ㅋㅋㅋㅋ
이민와서 사는 삶은 여러 가지로 생각해야 될 것도 많고, 어쨌든 타국에서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회사 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사실은 한국에서보다 더 많은 긴장감을 가지고 일하게 되는데, 그 외에도 각종 세금 문제/집 문제/재테크는…?/커리어패스/단순 일상생활도… 영어로 헤쳐나가야 합니다.
영주권만 바라볼 땐 영주권만 나오면 다 끝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진짜 삶은 영주권 이후부터 시작되는 거죠.
위에서 언급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각종 문제들은 사실 한국에서도 직장에 치이고, 가정에 치이면 챙기기 어려운 것들이니 아마 한국에 있었어도 꽤 스트레스를 받았을 거예요 ㅎㅎ
그래서 결론은 사람 사는 데는 다 똑같다… (로또 당첨되지 않는 한…!)
캐나다라고 해서 마냥 행복만 하진 않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저에겐 캐나다가 장점이 더 많은 곳인 듯 합니다 🙂
아무튼 6개월차 글과 비교해보니, 6개월차는 아직 여행자인 듯한 마인드였다면 6개월이 더 지난 1년차는 조금 더 삶의 무게를 느끼게 되는 글인 것 같습니다만…
6개월마다 계속 기록을 남겨봐야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