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를 타고
누군들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인생이 평탄하기만 할까,
굳건하게 멘탈을 부여잡고 산다는게 참 세상 제일 어려운 일인것 같다.
3월초까지 한국을 씹어먹던 코비드-19이 이제 이탈리아를 거쳐 캐나다를 덮쳤다.
사우스코리아의 확진자가 늘어나는걸 계속해서 떠들어대던 BBC, CNN, CBC는 이제 중국을 넘어서기 일부직전인 이탈리아와 (개인적으로 중국은 확진자수가 확인된것보다 배수는 많을것 같지만 공식적인 결과만 본다면…) 본인들 나라의 상황이 심각해 지기를 토로하기 바쁘다. 미국은 어제만 해도 하루 확진자가 17000명이 넘게 나왔다. 이미 멍청한 몇몇의 미국젊은이들이 뉴스에 나와서 하는 이야기를 보고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줄이야.
남편이 얼마전에 미국이 곧 이탈리아를 2주안에 넘어설거라고 했는데 내가 노! 1주이내 라고 했는데 그게 지금 눈앞에 있다. 참…전염병에 지구는 웃고, 사람은 운다.
나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카페가 있는 오피스건물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쉬프트가 짤리고, 남편은 화, 목만 출근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일하기로 했었는데 상황이 계속 심각해지면서 결국은 일주일 내내 집에서 일하게 됐다.
남편이 집에 있어 안심이 되기도 하지만, 아침을 잘 먹지 않는 나는 일어나 남편 아침을 챙겨주고, 점심, 저녁까지 해야해서 밥을 뭐 차릴까 고민하느라 머리가 아프다.
그리고 기약없이 미루던, 공부와 캐나다 간호사 준비를 하기로 했다.
주로, 퇴근 후 넷플릭스나 유투브를 보느라 게으름을 피웠는데 남편이 집에 있으니 일하느라 바쁜 남편 옆에서 혼자 게으름피우기 눈치가 보여 해야할 일들을 시작했다.
남편은 집에서 너무나 바쁘다. 아침8시반에 앉으면 저녁 6시까지 점심식사 외에 일어날시간이 없다.
회사에서 일을 하지 않고 전화, 채팅으로 미팅을 하다보니 계속 전화하고, 미팅하고
나는 소음을 만들 수 없다.
그래도 남편과 있어서 너무나 좋은것!
요즘은 스테이홈! 이라
중요한 일이 아니면 나가지 않는다. 일단, 나가도 할게 없다.
도서관, 카페, 식당 모두 문을 닫고 테이크아웃만 하니 뭐 나가도 할게없다.
심지어 공원마저…
밴쿠버는 소셜디스턴스 2m라고 해서 이제 식료품쇼핑을 가더라도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되기 때문에 길게 줄을 늘어서야 한다. 오래 걸리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귀찮기 때문에 살걸 잘 정리 및 생각해서 한꺼번에 사야한다. 그리고 사재기하는 멍청한 인간들 덕분에 살수 있는 식료품도 리밋을 정해놨다.
저녁에 집에서 다른 이웃들을 보면, 다들 집에 있어서 아파트에 다 불이켜져있다.
너무 웃기다.
집에서 홈파티하는 소리도 이제 없다.(밴쿠버 시장이 굉장히 화가나서, 소셜디스턴스를 안지키면 벌금을 물 수 있다.) 하루종일 굉장히 고요한 편이다. 그래도 여전히 바쁜 갈매기들이 아침마다 알람을 틀어놓는다.
그래도 삶은 돌아간다, 영주권진행관련 신체검사 레터가 날아왔다.
하루빨리 신체검사 예약을 하고 다녀왔는데, 병원에 가야해서 엄청나게 걱정했는데 사람이 1명빼고 아무도 없는거 실화?
혹시나 몰라 가지고 갔던 마스크를 쓰려다가 일단 그냥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카페앞에서 테이크아웃한 백인 할아버지들이 강아지산책을 나왔다 모여서 이야기 하는 중이라 멀리 돌아 가려는데, 자기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없으니 괜찮다고 웃어서 그냥 웃었지만 속으로는 할아버지 코로나바이러스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모르니 조심하세요 했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하고, 친구들도 걱정했다.
엄마는 사태가 안정될때까지 한국에 와 있으면 안되냐고 했고, 다른 친구들도 한국와있는게 어떠냐고 했다.
나는 그럴 수 없다.
일단, 영주권이 없고, 하늘길도 막혔고, 비행기도 취소해서 비행기도 비싸고, 이 사태가 언제 해결될 줄 알고.
그리고 좋다고 나와서 살았으면 그냥 죽어도 여기서 죽어야지 생각한다.
한국에 간다고 뭐가 달라질까 생각한다. 물론, 인종차별의 공포와 아파도 검사받을 수 있을까 하는 공포는 덜하겠지만, 나는 뭐 집에만 있으니 괜찮다.
좀 답답한것만 빼면,
남편과 밥만먹고 하루종일 책상앞에 앉아있어서 우리는 살짝 걸으러 나갔다.
역시 길에 아무도 없다.
이제 집밖에 나갈때 손소독제가 필수로 가져나가는게 됐다.
잠깐 걷다오는것만으로도 살것 같다.
간간히 보이는 사람들도 다들 멀찌감치 떨어져서 조심하려 한다.
또 중요하게 나갈일이 있어, 잠시 나갔다왔는데
굉장히 기분나쁜일들이 많은 날이었다.(무례한 일본인과 인종차별 백인…)
기분이 참 더럽다고 친구들한테 얘기했더니, 걱정됐는지 마에라가 전화를 주었다.
고마운 마에라.
집에 돌아오는 길에 팬케익을 사기위해 슈퍼마켓 줄을 섰다.
얼마전에 갔는데 팬케익선반이 텅텅 비어있어서 그냥 와야했기때문에…
오늘은 기필코 팬케익을 사고말겠다는 마음으로 남편이 그냥 오라고 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줄은 생각보다 빨리 줄어든다.
다행히 팬케익이 2개 남았는데 내가 1개 겟했다!!!!!
요즘은 밴쿠버 다운타운만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오후 7시만 되면 사람들이 발코니로 나와서
최전방에서 싸우는 의료진에게 감사하다는 의미로 박수를 친다.
이 시간이 은근 기다려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인지 알수없지만, 막 기다렸다가 7시가 되면 막 용수철처럼 발코니로 튀어나가서 박수를 친다.
오늘도 나가서 응원해야지.
어제는 마침 7시에 119응급차가 지나가고 있어서 사람들이 더 크게 박수를 쳤다.
어떤사람은 배드민턴 라켓을 들고 나와서 환호하고, 휘슬을 불고
그냥 같이 기분이 신나진다.
나처럼 이시간을 기다리는 이가 있으리라.
요즘 넷플릭스에 빠진 남편과 나는
하루걸러 하루 맥주와 샴페인파티!!!!!!!!!
이틀에 한 캔씩 마시던 맥주가 끝을 보였다.
리쿼스토어를 갈것인가…?
읔 찝찝해서 나가기 싫어 죽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토어에서도 하나만지고 손소독하고 딱 살거 아니면 아예 손을 안댄다.
이 힘든나날이 하루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집에 있는거 원래 좋아하지 않는데 아주 지긋지긋해 죽겠다.
친구들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출근도하고, 친구집모여서 파티도 하고, 주말 되면 캠핑도가고, 하이킹도 가고, 자전거도 타러 나가고 싶다…
하루빨리… 이 나쁜시키 코비드19가 사라져버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