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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날이 좋은데 왜 나가질 못하니

저주를 받은 것 같은 느낌의 2020년

전세계에 역병이 창궐했다.

캐나다는 이주전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친구들은 모두, 네가 캐나다에 있어 참 다행이다. 정말 한국은 지옥이다며

연신 말을 했고, 뉴스에서는 매일같이 지겹게 사우스 코리아를 외쳤다.

네이버뉴스를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지쳐가고 약간 파라노이드 처럼 미쳐가고 있었고,

신천지로 계속해서 확진자가 늘어가는 아시아의 작은나라를 비난하는 소리가 빗발쳐

갈때쯤, 이탈리아가 급속도로 확지자수가 급증 하더니, 한국을 가뿐히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한국과 엎치락 뒷치락을 하던 중, 한국을 저 뒤로 밀어내고, 급속히 증가 현재는 2만명 감염

그 뒤를 따르는 이란, 스페인, 독일이 모두 한국을 제치고 프랑스와 미국이 곧 한국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설 것 같은 망할 판다믹, 역병이 전세계 창궐했다.

나는 망할 역병으로 올해 5월의 한국에서의 결혼식을 모두 취소했다.

몇날 며칠을 울다가, 받아들였다가를 반복했다.

그러나, It is what it is, 받아들이자.

 

불과 2주전까지만 해도 캐나다는 코로나를 약간 두려워 하고 걱정하기는 했으나

패닉은 아니었다. 마트에는 저장식품이 많이있었고, 누구도 사재기를 하지 않았으며

홈파티도 그런대로 이루어졌다. 걱정하는 분위기였으나, 이렇게 다들 패닉상태가 되진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친구들 홈파티도 가고, 와이프 모임도 하고 출근도 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엉클리오의 맛있는 필리핀 요리를 기다리며 와인도 마시고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냈는데…

지난 6일전, 3월 11일 세계보건국제기구(WHO)는 역사상 세번째 팬다믹 선언을 했다.

팬다믹을 이렇게 질질 끌다가 결국, 이미 팬다믹 이었던 것을, 무능한 WHO를 욕해봐야 소용없다. 아무튼, 11일 팬다믹 발표로 캐나다도 갑작스럽게 어수선해지고, 12일 캐나다 총리 트뤼도의 부인이 코비드19의 감염확진자가 됐다고 발표가 나자, 캐나다 사람들이 완전 패닉에 빠졌다. 뭐, 내가 보기엔 그랬다.

그 전까지는 쉬쉬하면서 조심은 했으나 그리 신경쓰지 않는듯 보였으나, 지금은 눈에 뛰게 거리를 걷는 사람이 줄었고, 집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출근을 미루고, 데이케어(캐나다의 어린이집)도 문을 닫고, 학교도 닫고, 식당도 닫고, 커피샵마저 모두 테이크아웃만 제공할 정도이다.


아래 웹사이트는 한국인 Curtis Kim님께서 캐나다에서 만든 전세계 코비드19의 확진자 현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사이트(참 같은 한국인으로써 자랑스럽다, 나랑 SELC에서 같은 팀이었는데, 난 아직도 이런 쭈구리인데… 이분은 이런걸 만들다니…)아무튼 참 유용하게 매일같이 잘 보고있다.

감사합니다.

www.covid-19canada.com

현재 캐나다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확진자수가 굉장히 적어 보이는 편이지만, 사실은 적은게 아니고 검사를 못한거다.

그리고 마스크는 품귀현상이라 여기도 구하기 힘들긴 하다만, 다들 마스크를 안낀다.

제발…마스크 좀 껴라.

더 충격적인건 캐나다 정부에서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낄 필요없다는 개소리를 한다.

진짜…? 진실루다가…?

마스크를 끼면 질병있는 환자취급 받아서, 나같이 딱 봐도 아시아 사람은 인종차별 당하기 쉽상이다. 얼마전에 다운타운에서 임산부 한국인 캐내디언이 마스크 끼고 장보다가

백인한테 차이나로 꺼지라는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말을 듣고 섬뜩했다.

밖에서 재채기를 하거나, 기침, 코를 훌쩍여도 사실 눈치보이는데

마스크를 안한다.

이 거지같은 놈들…마스크로 좀 가려라 좀… 제발

우리집은 마스크가 있는데도 하고 나갔다가 인종차별 받을까 무서워서 못한다.

지금 아시아에서 옮겼다고 아시아로 꺼지라는 무식쟁이들은 유럽의 상황과 한국에서 개발한 키트 수입해와야 하는 상황을 보고도 인종차별을 하는건가?

너네 못하는거 우리나라에서 해서 수출한다고, 아무튼 못 배워서 무식한 것들이 인종차별한다. 세계사와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는 무식한 놈들.

나는 시즈널알러지가 있어서 겨울에서 봄, 여름에서 가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때면 언제나 비염을 거쳐, 편도염을 거쳐, 감기를 앓고 가는데 몇일전부터 약간 목이 칼칼한 증상이 있어서, 월요일 출근하는 아침에 사장님께 문자를 했더니 제발 집에서 쉬란다.

출근하다 말고, 문자받고 바로 집으로 돌아와서 화장지우고 다시 수면.

남편은 내가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나의 떨어진 면역력은 코로나를 만났을때 이기지 못할 것 같아서 일단은 집에서 보호격리하라고 했다.

커피숍은 지금 팬다믹의 영향으로 엉망진창이라, 바쁠까 하루종일 걱정했는데

동료가 마치고 카톡을 줬다. 오늘 하루종일 너무너무 손님이 없어서 다음주 쉬프트는

다 같이 잘릴 위험이 있다고… 나 겨우 3주 밖에 일 안했는데

이 코로나 때문에 일이없어서 짤리는거야?

젠장…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020년 3월 18일 캐나다 확진자 현황

저번주 금요일 퇴근 후 감기걸릴까봐 따뜻한 물에 목욕중이었는데, 남편이 전화해서, 지금 당장 장보러 가서 필요한거 사라고 했다. 동료가 점심시간에 코스트코 다녀왔는데 파스타 사는데 2시간 걸렸다고, 급하게 머리도 안말리고 뛰쳐나와서 근처 마켓 인디펜던트에 갔다.

왠걸, 역병이 창궐하고 사람들이 겁에질려 미쳤다.

마트에 카트가 다 나가서 없고, 여기저기 파스타, 라면, 캔코너가 텅텅 비었다.

나는 사재기하러 간게 아니고, 냉장고가 텅텅비어서 냉장고 채우러 갔는데 이게 뭐람.

난 사재기할 파스타가 집에 이미 많았다. 사재기한건 아니었는데,

4개당/5달러 세일하는 참치랑, 옥수수캔, 파스타병 2개 사면 할인하길래 사고, 라자냐 파스타를 샀다.

난 사재기 하기위함이 아닌데… 이미 사재기한 사람들로 인해 붐비는 마트안과 텅텅빈 선반은 괜히 나도 불안하게 만들었다.

내가 웃픈느낌에 사진을 찍고있으니 한 남자가 자기도 똑같이 했다며 웃고 지나간다.

그 남자는 나처럼 연신 다른 빈 선반의 사진을 찍고있었다.

사재기 할 필요없다고, 사재기하지 말라는데도 사람들의 귀는 이미 막힌듯 하다.

휴지는 제일 먼저 떨어졌다. 휴지 많다고!!! 이것들아!!!!!!

셀프계산대 앞에서 계산중인데, 어떤 할머니가 울부짖으며, 다들 파스타 샀니? 하고

남은 파스타가 없는지를 찾아다닌다… 어떤 여자가 친절하게 저기 몇개 있더라니 고맙다고 간다.

파스타 아니더라도 이렇게 먹을게 많은데, 왜 다들 그러는거야…

같이 불안하게…

오랜만에, 주말에 먹을 팬케익도 샀다.

주말에 남편이랑 프렌즈보면서 팬케익 먹는 아침은 상상만해도 너무 좋다.

시어머니가 주신 구르마가 있어서 세상 편안하게 장보고 집에 돌아왔다.

모두가 한국에서 확진자가 연일 1000명씩을 갱신하자, 한국을 비웃었었다.

사실, 그런데 한국은 정말 청렴결백하게 확진자현황을 밝힌것뿐,

어느나라처럼 거짓말하며 숨기거나, 거짓말 하거나 또 어느나라 처럼 아예 손 놓고 검사를 안하는 짓거리는 하지 않았다.

솔직히, 신천지만 아니었어도 이정도도 아니었을텐데, 아무튼 결국 역병은 전세계를 휩쓸었다. 한국은 진정세를 타고 있는듯 보이는데 제발 전세계가 하루빨리 진정되면 좋겠다.

날이 따뜻해지면, 좋아질거라고 초반 발표가 있었으나 이 코비드19은 좀 질긴놈이다.

따뜻한 말레이시아나 싱가폴에도 꽤 많은 확진자가 있어 안심하기 좀 이르다.

내가 캐나다에 있어 안심이라고 했던 내 친구들의 의견과는 다르게, 나는 두려웠다.

그리고, 그 상황이 여실히 드러나는 캐나다의 의료현실.

물론, 모든것에는 양날의 검이 있다.

한국의 공무원들, 간호사,의사 그리고 대부분의 일들이 오버타임을 하는것에 익숙해져있다. 특히나, 이런 응급재난이 터진경우는 사실 좀 그렇다. 메르스때도 그렇고…

너무나 감사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너무나 슬픈 현실.

그러나, 그것들이 익숙하지 않은 이런 덴마크, 캐나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이런 상황에 익숙해 보이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서, 이 상황을 통해서 한국의 의료는 정말 뛰어나다는 걸 입증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병원에서 일을 하던 직업이라서가 아니라 솔직히 정말 내가 의료계에 일한 10년간 한국의 의료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눈부시게 성장했다.

솔직히, 캐나다는 선진국이라 불리우지만, 여러번 병원에 방문해 봤지만 의료기술은 한국을 못따라오는 것 같다. 이래서, 의료비가 공짜라고 좋은게 아니다.(사실 다 공짜도 아니고… 다 장단점이 있는듯.)

아무튼, 목이 아파서 워크인 클리닉(우리나라 의원같지만, 가정의학과같은 느낌)을 갈까 고민했지만, 프로토콜을 찾아보니 검사키트가 부족하므로 증상이 경미하면 집에서 자가격리하란다. 여기서, 전세계가 얼마나 이놈의 검사키트가 없어서 고통을 겪고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어서어서 한국의 검사키트를 수입하세요. 한국은 드라이브 쓰루에 이어 이제 워킹쓰루까지 하는데… 도대체 뭐하는 겁니까.

https://www.reddit.com/r/vancouver/comments/fiqzma/just_went_to_get_tested_for_the_corona_virus_and/?utm_source=share&utm_medium=ios_app&utm_name=iossmf

그러더니 결국은 밴쿠버시장이 나서서, 1m이상의 사회적거리를 유지 못하면 아예 레스토랑도 가지말라고 발표했다.

대박…

그래 맞아, 그냥 이럴땐 안나가는게 맞다. 그냥 옮기지도, 옮지도 말게.

그러나, 만약 나처럼 혹시 하루벌어 하루먹고 산다면… 정말 막막하기 그지없다.

거기에 렌트비에 핸드폰요금에… 남편없으면 나는 거리에 나 앉게 생겼다.

이래서, 집에서도 일 할 수 있거나, 의료직을 해야된다. 적어도 직업은 잃지 않겠지…

그래서 지금 밴쿠버는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거나, 테이크아웃만 가능하게 되어있고

스타벅스나 많은 카페들도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도록 의자를 모두 테이블위로 올렸다.

팬더믹이…질병에 걸린 사람만 죽이는게 아니고, 가난한 사람은 벼랑끝으로 몰고가서 죽인다. 정말… 끔찍한 역병이다.

https://youtu.be/7FxIDZ433k4

친구가 비타민C를 먹으란 말에, 우리는 다른건 먹어도 비타민C는 안먹는데…

일단 사러가보자 하고 런던드럭스에 갔는데 안판다.

체온계도 안판다.

손세정제도 없다.

알콜도 없다.

다 솔드아웃, 완판되어서 팔지 않으니 묻지말라는 안내문.

비타민C 실화냐.

또, 어제부터 뉴스에서 이부프로펜은 코비드19에 위험할 수 있으니 타이레놀 먹으라는

기사에 타이레놀도 2개 남은거 중 하나 겨우 샀다…

진짜…

타이레놀도 부작용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타이레놀 알러지도 많다고…

타이레놀 간손상도 심한데…개인적으로 이부프로펜에 효과가 더 좋은 나지만 어쩔 수 없다.

일단 하라는대로 해야지…

아무튼, 코비드19은 이제 누구를 비난하고 할 수가 없다.

너무 멀리왔다. 전세계가 들썩이고, 모두가 공포에 떨고있다.

하루빨리 이 모든게 꿈처럼 사라졌으면 좋겠다.

언제쯤 괜찮아질까…

너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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