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학교에서의 지각과 결석

몇 일전 둘째가 학교에 지각을 했다.
여전히 도로에 눈이 많이 쌓여 있던 이유도 있지만, 아프고 난 뒤라 아주아주 천천히 학교로 걸어갔던 날이다.
한국이었다면 엄마가 교실 앞까지 데려다 주면서 선생님과 눈 안마주치게 조심.. 하면서.. 뒷문을 살짝.. 열어 아이를 들여 보냈겠지만, 이 곳에선 main office를 거쳐서 지각확인late slip을 받아 담임 선생님께 제출해야 한다;;
이곳에서도 한창 감기와 독감이 돌고 있던 터라, 그날 아침엔 둘째 뿐만 아니라 몇몇 아이들이 더 있었다.
담당하시는 분께 이름을 말하면, 컴퓨터에서 해당 학생을 찾아 확인한 후 종이를 뽑아 주신다.
정확히 말하면, 은행전표 기계같은 기계가 종이 한장을 출력해 준다.
학생 이름과 선생님 성함, 지각 사유가 인쇄되어 있더라고..
흐.. 지각할때마다 이래야 한다면 챙피해서라도(?) 지각 안하려고 신경쓸 거 같다.
결석할때는 담임선생님께 메일을 보내 놓거나 학교 오피스에 알려야 한다.
선생님께 메일을 드렸는데, 미처 확인을 못하신 채로 출결 명단이 오피스로 넘겨지기라도 하면 어김없이 학교에서 연락이 온다.
여기 학교입니다. 누구 안왔는데 어떤 사유인가요. 학교로 연락해 주세요..
학교로 전화를 하면 아예 결석 사유를 녹음하는 내선번호(?)가 존재한다.
(첫째가 아파서 몇 일 결석을 하면서 담임선생님과 손발이 안 맞는 바람에 음성 사서함에 몇 번 남겨봤다ㅜㅠ)
아프진 않지만.. 체험학습으로 결석을 하는 경우에도 특별한 양식이 없더라고.
담임 선생님께만 미리 몇 일부터 몇 일까지 이러저러해서 결석합니다..만 확실히 전달해 놓으면 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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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선생님들은 정말로 수업관련 일만 하시는 거 같다.
오늘도 교원단체에서 성적표와 관련하여 뭐라뭐라 안내하는 메일을 보내왔던데..
나라마다 교원의 위치와 상황이 다 다르긴 하지만 이 곳은 꽤.. 액션이.. 분명.. 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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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아래 책이 생각났다! 이 곳에 와서 정말 재밌게 읽고 있는 책, NATE.
주인공 네이트는 PS. 38이라는 중학교에 다니는 아주 엉뚱한 학생이다.
만화그리기에 소질이 있어 평소에도 공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니 이러저러한 일로 선생님들께 종종 걸리고, 결국 하루를 detention room(‘방과후 남는 벌’을 받는 교실.. 우리 말로 깔끔한 표현이 있나? 모르겠다..@#$%)에서 마무리하는 날이 많다. 걸릴 때마다 네이트는 pink slip을 받더라고.
우리나라에선 이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다.
이 곳에선 ‘할 꺼리’를 찾.아.내.어.야. 하다 보니 이런 책도 읽게 되었는데, 아주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 북미의 학교문화+학생언어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
어쨌든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모처럼 쉬어가는 한 페이지다.
[출처] 캐나다 학교에서의 지각과 결석|작성자 starlety